타인을 담을 때, 뒷모습이 내겐 좀더 수월하다.
누구에게나?
위
베니스에는 정말 좁은 골목이 많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어느 순간이 되면 고통을 호소할지도 모를 정도로. 좁은 골목길과 그 틈 사이로 멀리 보이는 풍경이 베니스의 아주 큰 매력이다. 여지없이 그런 멋진 곳이 나올 때마다 셔터를 누르곤 했는데, 종종 이렇게 딱 그 순간에 누군가가 나타나 사진을 완성해주면 감사할 뿐. 뒷짐지고 느릿 걸어가는 근사한 모습의 신사.
아래
어느 물길 위에서 만난 곤돌라와 곤돌리노. 지나가는 누군가와 얘길 나눈 후 고개를 돌려 다리 위에 있는 나를 보자 "곤돌라 곤돌라" 하면서 타겠냐고 한다. "농 메흐씨Non merci".(프랑스어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아주 기본적인 표현들은 이미 입에 붙어서, 베니스 여행 첫날엔 마담, 실부쁠레, 메흐씨, 빠흐동...이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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