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체류 중 첫 유럽 여행, 베니스.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언제나 피렌체를 가야지 하고 생각했으나 베니스를 다녀왔다. 베니스가 최고다, 피렌체는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곳이라는 이탈리아 친구의 말을 듣고, 그래 베니스에 가자, 다소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렸고, 그렇게 다녀왔다.
트레비조 공항에 내려서 공항 리무진을 타고 삐아짤레 로마(P.le Roma)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여느 도시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거기에서 수상버스(Vaporetto)를 타려는 순간부터 아주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물 위의 도시 베니스를 그간 사진으로만 글로만 봤지, 실제로 그 물결 위에 몸을 맡긴 채 몇 백 년 묵은 오래된 건축물을 보니 좀 신기했다. 섬 중앙에 나 있는 카날 그란데(Canal Grande)를 따라 수상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바라본 건축물들은 마치 물 밑에서 융기한 듯, 그렇게 생경하기도 하고 시간의 테를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숭고하기도 하고.
베니스에 대한 첫인상은 한없이 평화롭다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 스쳐지나는 사람도 많고 카페 테라스에서 신나게 떠드는 사람도 많고, 아무튼 사람이 가득해도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는... 깊은 산속 사찰에 온 것도 아닌데 느껴지는 이 감 잡기 애매한 평화로움의 정체가 뭘까 싶었는데, 베니스에는 자동차가 없었다. 분명 사람의 밀도가 높고 번잡한 곳이지만 자동차가 없음으로 인해 도시의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다. 일단 소리가 하나하나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좁은 골목 사이사이 난 수로 위로 출렁이는 물결 소리, 무엇보다 살랑대는 바람 소리. 자동차가 없는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소리의 앙상블.
자동차가 없는 도시의 풍경이라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답글삭제경치가 아름다워 몽땅 담아감!
답글삭제자동차를 대신하는 건 곤돌라야. 택배 아저씨도 곤돌라 타고 물건 배달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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