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9

1er, 2ème, 3ème... de cette semaine

 

1. 베트남 비빔국수 BOBUN, 7.50€  (samedi 8 mars, le déjeuner)
: 마레에 있는 SONGHENG이라는 베트남 국수집인데, 뜨거운 국수 PHO와 비빔국숙 BOBUN 딱 두 가지 메뉴만 있다. 물냉 아니면 비냉만 선택할 수 있는 냉면집처럼. 작은 사이즈(petit) 주문했는데도 작지가 않다. 그래서 아주 만족스럽다. 같이 먹은 친구가 냠냠 먹으면서 한마디함. "Le petit n'est pas petit.(작은 게 작은 게 아니야)." 보분 진짜 맛난다. 이 집을 소개해준 친구는 메이(mei)라는 일본인인데, 나보다 14살 어린 22살 대학생이다.(나 22살짜리 조카 있는데...) 암튼 메이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를 온니(onni)라고 부른다. 칼칼한 맛과 부대찌개를 좋아하는...조금 재밌는 친군데... 인사말처럼, 혹은 대화 중에 불쑥 "온니~ 부대찌개 주세요~" 한다.



2. 일본 가라아게 9€ & 생맥주 250ml 4€  (jeudi 6 mars, le dîner)
: 피라미드 역 부근에 있는 장사 잘 되는 우동 돈부리 집 SANUKIYA. 정이씨가 치맥 어떠냐고 해서 고고. 간만에 후라이드 치킨이랑 맥주 마시니까 뭐 꿀맛일 수밖에. 그러고 보니 프랑스 사람들은 튀김을 선호하지 않는 듯하다. 마트에도 레스토랑에서도 튀김류는 찾아보기 힘들다. 패스트 푸드라서 그런가. 그야말로 만드는 시간이 별로 안 걸리는 음식, 후다닥 만들어내는 음식이라서? 오븐에서 오랜 시간 구워야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양이 적다는 게 한계지만 가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임. 파리에서의 치맥. 히히

 

3. 초코파이 크기만한 마카롱, 가격은 모름. 얻어 먹음.  (dimanche 9 mars, le dessert)
: 일요일 오후, 세느 강변에서 피크닉. 야홋. 나는 떡볶이를 만들어서 가져갔는데 역시나 뜨거운 반응이었다. 떡볶이는 충분히 만인의 음식이 될 수 있을 텐데... 빠리에서 떡볶이 식당이나 해볼까. 안국동에 있는 먹쉬돈나 같은... 완전 히트칠 거 같은데... 아야코가 준비해온 대박 사이즈의 마카롱이 등장했을 때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일본인들 특유의 여성스러운 반응 있지 않은가 왜. "오이시소~~(맛나겠다~~)" 나도 옆에서 오이시소~.

Profitez du soleil

 
 

"Profitez du soleil."

프로피테 뒤 솔레이으. 직역하면 "태양을 활용(이용)하라"지만, 태양을 만끽하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이번주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들이 자주 이 말을 했다. 한동안 내내 흐리고 비오고 춥더니, 이번주는 맑고 화창하고 따뜻하고 아주 그냥 봄 같다. 6일 목요일 오후 3시 무렵 뤽상부흐 정원에도 사람들이 가득. 모두가 볕을 즐긴다. 1월 말에 파리에 온 이후로 이 정원에 사람이 이렇게 많기는 처음이다. 역시 봄이 조금씩 오고 있다.

2014/03/05

la promenade du soir


봄이 오길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여기서 피크닉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세느 강 어디가 돗자리 펴고 피크닉 즐기기 좋을지 강변을 지나게 되면 매의 눈으로 각을 재는 습성이 생겼다. 어제 해가 저물 무렵 산책 나갔다가 다시 봐도 명당이구나 싶었다. 세느 강에는 두 개의 작은 섬이 있다. 시테 섬과 생 루이 섬. 시테 섬에는 노트르담 성당이 있고 생 루이 섬에는 작은 상점들과 맛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면 이곳에 도착한다. 노트르담 성당의 앞모습이 육중한 남자의 몸이라면 뒷모습은 곡선의 디테일이 강한 여자 몸 같다. 이쪽 강변에서 노트르담 성당의 아름다운 뒤태를 보면서 봄의 피크닉을 여러번 즐기고 싶다.

Je mange beaucoup trop


서울에서도 별로 없던 식탐이 여기서 생겼다. 식탐이라기보다는 왕성한 식욕이라고 할까. 암튼 배꼽시계가 울리면 뭘 먹어야 한다. 평소 먹던 양보다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일단 빠리 거리엔 맛있는 빵집이 서울에 편의점 있듯이 있다. 간혹 맛이 별로인 집도 있지만 정말 드물다. 대개 기본은 한다는 게,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게 사먹는 입장에서는 안심이다. 쇼윈도, 프랑스어로는 비트린(vitrine)이라고 하는데, 일단 비트린 너머 보이는 먹음직스런 빵이나 갸또(gâteau, 조각 케이크나 단맛이 강한 파이 등, 무지하게 쁘띠하고 사랑스러운 디저트)를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다. 단맛을 그닥 즐기지 않았던 나인데... 여기선 그 맛에 눈뜨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특히 달디 단 과일잼에 빠졌다. 아침마다 생크림과 과일잼(특히 무화과로 만든)을 3 대 1 비율로 준비하고 식빵이 구워지면 얹어 먹는다. 아침을 이렇게 먹고 점심도 거의 빵이다. 샌드위치 아니면 달팽이처럼 생긴 빵(그리하여 이름 또한 에스카르고. 빵에 쇼콜라를 넣느냐 건포도를 넣느냐에 따라 에스카르고 오 쇼콜라escargot aux chocolats, 에스카르고 오 헤장escargot aux raisins이라고 부른다.)을 주로 먹는다. 그리고 저녁은 약속이 있으면 여지없이 술에 육식을 하고, 약속이 없어도 맛난 맥주를 한잔한다. 르페 블롱드(Leffe blonde)가 요즘 즐겨 마시는 맥주. 살짝 단맛이 도는데 풍성한 거품이 꽤 오래 가서 좋다. 서울에서 레드와인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여럿 있어서 아직은 조심하고 있지만 그 빗장이 언제 풀릴지는 모를 일. 암튼 이렇게 먹는 일이 많고 먹는 양이 평소보다 늘다 보니, 몸무게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바지가 꽉 끼기 일보직전이라 조깅이라도 해야 할 듯. 지금 나의 식욕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 억압할 일은 아닌 거 같고, 어차피 공원도 많겠다 뛰는 게 참 좋은 생각이긴 한데, 뛴다는 게 또 내겐 생경한 일이라... 시간과 템포를 정해놓고 빨리 걷는 게 어떨까 싶다. 슬슬 봄도 오는 듯하고... 당장 내일부터 시작해볼까. 미루는 일 없이.

2014/03/01

Untitled


누군가를 위한 작은 약속처럼
그렇게 얌전하게 놓인 운동화.
그 약속을 아는 누군가가 데려가기 전
때마침 내 눈에 포착된 타이밍.

trompe-l'œil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자세히 보니 깨알같은 재치가...^^

트롱프뢰유(trompe-l'œil)라는 미술 용어가 있다.
뜻을 풀이하면 '눈속임 그림', 실제와 너무 똑같이 그리는 것은 물론이고
보는 이가 쉽게 착각할 수밖에 없는 트릭을 이용한 그림...
늦은 오후, 미술관이 아닌 거리에서 만난 작품.

Comme Saul Leiter


마치 솔 리터(Saul Leiter)처럼...

집에서 나올 땐 맑았는데 팡테옹을 지나 노트르담 성당에 이를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
이제 뜬금없이 내리는 비에 익숙해졌는지 나 가던 길 간다 식으로 묵묵히 걸어가는데
에잇 먹구름이 내 뒤를 좇는 건지 좀체 잦아들질 않아서 오늘의 목적지 퐁피두 센터를 목전에 두고 공중전화 부스로 피신.
그 안에서 빗방울 약해지길 기다리며 서성이다가 갑자기 솔 리터 생각이 나서 찍은 사진.
어딘가 좀 그의 사진과 비슷한 느낌 날까 싶어서 유리 너머 어렴풋, 그런...
턱없이 안 살지만...그래도 문득 짧은 순간 생각난 솔 리터 때문에 짧은 메모로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