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5

BEAU


정말, 예쁜 남자였다.
서둘러 누른 셔터는 초점을 잃었다.

mercredi 23 juillet
dans la maison européenne de la photographie

2014/07/24

LA PLUIE


종종 그리워지겠지.
회색 지붕에 짙은 점으로 뚝뚝 떨어지던 급작스런 빗방울들.
난 여기서 건너집 지붕 하나는 정말 충분히 보았던 거 같아.

2014/07/23

SALLE DE MATISSE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la musé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에 '마티스의 방'이 있다. 회화 작품 3개, 조각 작품은 한 점인가 두 점이던가... 암튼 마티스의 방문을 열었을 때 나타난 푸른 무채의 춤을 보고, 오호~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저 공간에서 마티스의 2차원 춤은 3차원이 되는 듯하다. 그의 춤 그림을 위한 참 적당한 공간.

2014/07/22

Ce dont j'ai envie, Ce que j'aime beaucoup




에릭 호메흐(ÉRIC ROHMER, 1920~2010) 감독의 디브이디 전집이 나왔다. 꽤 공들인 작업이다. 영화의 주요 스틸 사진을 쓰지 않고 새로운 일러스트로 표지를 꾸몄다. 나는 저 25편의 영화 중 17편을 봤고, 8편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의 영화 중 특히 '희극과 격언Comédies et Proverbes'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 <비행사의 아내La Femme de l'Aviateur>는 아직 못 봤다. 디브이디 전집 옆에 장 두셰가 쓴 <NOUVELLE VAGUE>가 있었는데, 표지를 넘기니 그 안에서도 보이는 에릭 호메르의 이름. À ÉRIC ROHMER. 장 두셰는 자신의 책을 호메흐에게 바친다.

낮에 몽파흐나스 묘지에 갔다. 호메흐 감독의 무덤을 찾아서. 묘지 내 13구역에서 나와 두 명의 미국인이 열심히 호메흐를 찾았지만 쉽게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쉽지 않았다. 혹시 호메흐 감독의 본명으로 묘비명이 쓰인 것은 아닌가 싶어서 본명 MAURICE SCHÉRER로 찾아보니, 역시나. 본명 아래 ÉRIC ROHMER가 쓰여 있었다. 두 개의 이름이 쓰인 단정한 무덤. 오늘은 아무것도 준비해 간 게 없어서 조만간 다시 찾으려 한다. 오늘처럼 흐리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오후에. 몽파흐나스 묘지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이 있다. 나중에 몽파흐나스 묘지에서 찍은 사진들만 한곳에 모아봐야겠다.

DEUX FEMMES


dans le Parc des Buttes-Chaumont

지난봄에 뷔트쇼몽 공원에 잠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아주 잠깐, 극히 일부만 봤던 거라 이 공원의 매력을 확실히 알지 못했는데, 지난주 금요일, 그 매력을 제대로 알아버렸다. 광대한 아름다움. 아주 많이 더웠던 날, 잔디에 앉아 탁한 물을 보며 과일 안주에 와인을 마신 후 나는 정신을 놓았다.

2014/07/21

Le Champ de Blé


Aubers-sur-Oise, en Avril, 2014

고요한 고흐의 밀밭

La Tombe de VAN GOGH



Aubers-sur-Oise, en Avril, 2014

ÉTRETAT

 
 
Haute-Normandie, en Mai, 2014

MONT-SAINT-MICHEL



Basse-Normandie, en Mai, 2014

2014/07/20

VILLA SAVOYA



 
 
 




Construite de 1929 à 1931 par l'architecte Le Corbusier
Poissy, en Juillet, 2014

2014/07/16

CHEZ LA FLEURISTE

시집 한 권 샀다.
자끄 프헤베흐Jacques Prévert, <빠홀르Paroles>
두서없이 읽고 싶은 거 보다가
맘에 들기도 하고 비교적 쉽게 읽히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 차분히 옮겨볼까 싶어서 해봄.


꽃집에서

-자끄 프헤베흐


한 남자가 꽃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꽃을 고른다
꽃집아가씨가 그 꽃을 포장한다
남자는 돈을 찾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꽃을 살 돈
그런데 그는 동시에
갑자기
손을 심장에 가져다대고는
쓰러진다

그가 쓰러진 그때
돈은 바닥 위를 구른다
그러고 나서 꽃들이 떨어진다
남자가 동시에
돈이 동시에
그리고 거기에 꽃집아가씨가 있다
구르는 돈과 함께
망가진 꽃들과 함께
죽은 남자와 함께
분명 이 모든 것은 너무 슬프다
그리고 그녀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꽃집아가씨
그런데 그녀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그녀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할 게 너무 많다
죽은 이 남자와 함께
망가진 이 꽃들과 함께
그리고 이 돈
구르는 이 돈
멈추지 않고 구르는

CHEZ LA FLEURISTE

Un homme entre chez une fleuriste
et choisit des fleurs
la fleuriste enveloppe les fleurs
l'homme met la main à la poche
pour chercher l'argent
l'argent pour payer les fleurs
mais il met en même temps
subitement
la main sur son cœur
et il tombe

En même temps qu'il tombe
l'argent roule à terre
et puis les fleurs tombent
en même temps que l'homme
en même temps que l'argent
et la fleuriste reste là
avec l'argent qui roule
avec les fleurs qui s'abîment
avec l'homme qui meurt
évidement tout cela est très triste
et il faut qu'elle fasse quelque chose
la fleuriste
mais elle ne sait pas comment s'y prendre
elle ne sait pas
par quel bout commencer

Il y a tant de chose à faire
avec cet homme qui meurt
ces fleurs qui s'abîment
et cet argent
cet argent qui roule
qui n'arrête pas de rouler

-Jacques PRÉVERT

une bière

오늘은 안 마시려고 했는데
하루 건너뛰어보려 했는데
"너무 더워서 안 마실 수가 없어~!"
이러면서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서 마신다.
더위 핑계는.ㅋㅋ

2014/07/11

LIBRAIRIE J. VRIN

 
 
빠리 제4대학, 그러니까 소위 빠리-소흐본느Paris-Sorbonne 대학이라고 부르는 그 학교 앞에 있는 서점 LIBRAIRIE J. VRIN. 이곳은 철학과 학술 서적을 위주로 파는 곳인데, J. VRIN은 출판사이기도 하다. 1911년에 서점주이자 편집자였던 Josepe VRIN이 만들었고, 생긴 지 벌써 100년이 넘었다. J. VRIN 서점은 대학이 밀집해 있는 캬흐띠에 라땅Quartier-Latin 지구에서 드문드문 볼 수 있다. 그중 소흐본느 광장에 있는 서점의 저 책서랍장은 볼 때마다 그 아이디어가 탐나서 저기를 지나게 되면 한번 스윽 보게 된다. 서점 출입문을 기준으로 좌우에 사이좋게 있는 두 개의 서랍장은 헌책 판매를 위한 것이다. 꼭 서점이 아니더라도,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저 오브제를 적극 차용하면 좋을 거 같다. 서점이 쉬는 날엔 책서랍장은 닫히고 자물쇠가 채워진다.

Sunhi


빠리에 선희Sunhi 오심. Sur le Boulevard Saint-Michel.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면 한 가지를 계속 파고들어 가봐야 한다는 이선균의 그 찰진 손동작에서 프랑스 사람들도 빵빵 터질까.

2014/07/10

Mandoliniste dans le PARC GUELL


바르셀로나 다녀온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6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 여행. 민박집 예약에 착오가 생기면서 하루를 거의 날리는 바람에 실제로 여행한 건 이틀. 바르셀로나는 가우디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로, 가우디의 도시였다. 카사 바트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그리고 무엇보다 구엘 공원. 만약 내가 신실한 가톨릭 신자였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조용히 은혜로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신심이 없어도, 가우디를 잘 몰라도, 일단 이 성당을 보면 '예술적인 성스러움' 앞에서 감격하게 된다. 종교와 건축에 대한 이해를 굳이 구하지 않아도 그의 작품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구엘 공원은, 뭐 이런 공원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감탄의 연속. 직선이 아닌 울퉁불퉁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형태. 구불구불 구엘 공원 곳곳에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바로크 음악을 들려주던 만돌린 연주자가 인상적이었다. 한참을 앉아서 들었다. 구엘 공원도 환상적인데 연주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한다. 나중에 구엘 공원에 또 가게 되면, 저 연주자도 볼 수 있을까.

Cet été, j'ai froid!!!

지난주 토요일부터 흐리더니, 닷새 연속으로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 보니 이번 주말까지 계속 내릴 듯하다. 강수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오늘은 정오 지나서부터 계속 내린다. 지금은 7월, 서울은 장마라 해도 찜통 더위라는데, 빠리는 춥다. 지중해성 기후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여름에도 긴팔 니트를 입는다고 했을 때, 진짜?? 싶었는데, 정말 춥다. 비가 오면 여지없이 춥다. 종종 무스탕 입은 사람도 본다. 이렇다 보니 빠리 사람들 웬만해선 옷장 정리 안 한다고 한다. 여기 와서 구슬땀 흘려본 적 없는 거 같다. 볕이 쨍쨍한 날이어도 바람 불면 땀이 안 난다. 그냥 뜨거울 뿐이라서 그늘을 찾아가면 금세 또 상쾌하다. 반팔 입은 날이 드물 정도다. 칠부 소매 티셔츠 혹은 긴팔 셔츠를 입어도 비오고 바람 불면 춥기 때문에 어제는 해질 무렵 집에 돌아오는 길에 코트 생각이 간절했다. 일기예보 보면 기온이 그렇게 낮은 건 아니다. 20도를 웃도는 날들인데도 습하지 않다 보니 체감온도는 훨씬 낮게 느껴진다. 비가 와도 습하지 않다. 여름이 여름 같지 않은 올해. 빠리 사람들이 7, 8월에 뜨거운 볕을 찾아 열심히 바캉스를 떠나는 이유를 조금 알겠다.

2014/07/07

Pour les vacances

7월 말에 아흘르Arles, 아비뇽Avignon, 액성프로벙스Aix-en-provence로 바캉스 떠난다.
기차표와 숙소 예약은 진작에 완료, 맘에 드는 수영복도 샀고, 멋스러운 밀집 페도라도 준비됐고, 선글라스 야무지게 쓰고 출발하면 된다. 역시 여행은 준비하는 맛. 하하하.

2014/07/05

Les Fleurs du Mal

AU POËTE IMPECCABLE
AU PARFAIT MAGICIEN ÈS LETTRES FRANÇAISES
À MON TRÈS-CHÈR ET TRÈS-VÉNÉRÉ
MAÎTRE ET AMI

THÉOPHILE GAUTIER

AVEC LES SENTIMENTS
DE LA PLUS PROFONDE HUMILITÉ
JE DÉDIE
CES FLEURS MALADIVES

C.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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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가 <악의 꽃>을  테오필 고티에에게 바치며.
나와 크게 관련 없는 두 사람이지만
그 존경과 우정의 마음이 순간 고결하게 다가와서.

Nymphéas de MONET


거의 모두가 좋아하는 모네를, 나도 좋아한다.
수련 때문이다. 그 앞에서는 가능한 한 오래 머물고 싶다.
동이 터올 무렵 물 위에 연보라빛으로 옅게 퍼지는 여름 수련은 역시 좋다.
연보라빛과 짙은 푸른빛이 공기처럼 한데 스며들 때,
그 순간 무언가 참으로 신비롭고 청량하다.
물과 공기와 색과 빛이 형체 아닌 형체로 아스라이 캔버스 위에.
볕이 뜨거운 어느 오후, 모네의 수련을 보면서 갈증을 푼다.

LES DEUX


dans le musée marmottan monet
mercredi 2 juillet

2014/07/02

comme une image

 
걷다가 발견한 이미지.
보도블럭에 눈 감은 여인의 옆얼굴.
팡테옹 앞에서, dans la rue souffl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