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비아리츠 해변. 지중해만큼 색이 선명하지 않았지만 덜 떠들썩하고 해수욕을 즐기기엔 적당한 물의 온도와 파도였다. 바다가 주인공인 이곳에 사는 사람들, 혹은 바캉스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틈날 때 해변에 와서 뜨거운 볕 아래에서 긴 시간 동안 몸을 태우고, 바다에 들어가 열기를 식히고, 해가 질 무렵에는 그 지는 해를 감상하느라 바다를 또 찾는 듯했다. 나 또한 녹색 광선을 보기 위해 석양을 기다리고,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바다의 끝을 바라보았으나 그 짧은 마법의 순간을 내 눈이 감지하지는 못한 듯하다. 간만에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보았다. 분홍빛으로 물든 하늘이 참 예뻤다. 골목골목에서 마주친, 어깨에 바스타올을 걸치고 한 손에는 작은 가방을 들고 바다로 향하던 사람들의 단촐한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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