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8
Tu es mon amie à PARIS
조카 조은이가 만들어준 토요일 저녁밥. 조은이는 독일 튀빙엔에서 독문학 교환학생으로 이번달부터 공부하고 있는데, 어학 수업을 마치고 2박 3일 일정으로 파리에 놀러왔다. 평소 음주를 즐기는 고모를 위해 트렁크에 독일의 맛나고 패키지 디자인 귀여운 병맥주를 넣어가지고. 완전 맛나서 술술 넘어감. 독일의 음식이 썩 맛있지는 않은지 해먹는 게 더 낫다며 거기에 있는 동안 요리 실력이 의도치 않게 늘 거 같다고 한다. 요즘 기숙사에서 지어 먹는 음식들 이야기하다가, 양파밥을 잘 짓는다며 그 맛을 꼭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되풀이해서 밝히더니 단박에 도착한 그날 저녁에 뚝딱 만들어냈다. 기름에 볶은 양파와 다진 소고기를 간장으로 간을 하고 덮밥식으로 흰쌀밥에 얹어 먹는 양파밥. 재료 구입에서 요리 완성까지, 모두 조은이가 제공.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라는 분위기의 저녁식사. 디저트로 과즙이 흘러넘치는 잘 익은 망고까지. "고모, 장성한 조카 있으니까 좋죠?" "응응. 그걸 말이라고. 고모는 니가 앞으로 더욱더 장성하길 빌 뿐이야." 나중에 조은이가 돈 많이 벌면 수제구두도 맞춰주기로 했다.
2014/09/25
Calçada do Duque à LISBONNE
두케 길(Calçada do Duque)은 꽤 가파른 곳이다. 그래서 계단이 많다. 계단으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이 나는, 좀 재밌고 숨 차는 길. 이 길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계단을 조금 오르고 나면 저 멀리 보이는 상 조르주 성과 그 아래로 펼쳐진 알파마 동네의 풍경이다. 이렇다 보니 이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상 조르주 성이 보이는 지점에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론리플래닛 리스본 편 표지 사진도 와서 보니 여기서 찍은 거였다. 이 길에는 오래된 서점이 하나 있고, 낡은 레코드 음반을 파는 가게가 두 개 있고, 레스토랑은 대략 열 개쯤 되지 않을까 싶다. 리스본 여행하는 동안 자주 들렀던 길 중 하나. 누군가가 기타 연주를 하면 계단에 앉아서 듣고, 호객하는 레스토랑 직원이 배 안 고프냐고 먹고 가라고 하면 도미 한 마리 먹고, 갑작스레 굵은 비가 내리면 어느 집 처마 밑에서 빗줄기가 잦아들길 기다리고, 정말 오래된 레코드 음반이 많았던 가게에 들어가 쉽게 들을 수 없을 거란 걸 알면서도 참으로 착한 가격 한 장에 50성팀 하는 7인치 미니 레코드 음반을 두 장 사기도 했던.
Bonne journée avec un café
파리에서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스웨덴 문화원 정원 카페에 앉아 진한 커피 한잔에 윤상의 오래전 노래를 들으며 졸린 오후를 탈출했다. 지난주까지 여기도 더웠다고 하던데, 오늘 하루 완연한 가을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살짝 쌀쌀하고 볕은 따갑고. 초가을의 파리를 걸으니 기분이 좋아서 오늘 하루도 엄청 걸어다녔다. 좋아하던 길을 따라 그냥 그렇게. 마레에서 시작해 상루이 섬과 시테 섬을 거쳐 퐁네프 다리를 지나 다시 퐁데자흐 다리를 건너 상제흐망데프헤를 통과해 뤽상부흐 공원을 찍고 무프타흐 시장에서 빵 하나 사먹고 몽주약국에 들러 엄마 줄 영양제 사고, 숙소가 있는 15구의 남쪽까지 걸어서 왔다. 여행을 마치고 익숙한 곳으로 오니 드문드문 잠깐씩 집에 온 것마냥 좋다.
2014/09/24
la fin et le début du longues vacances
늦여름 여행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간다. 거기서 마지막 파리와 조우하고 서울 집으로 간다. 상말로를 시작으로 컹칼, 디넝, 헨느, 넝트, 니스, 엉티브, 상폴드벙스, 아흘르, 상헤미드프로벙스, 엑성프로벙스 그리고 포르투갈 리스본, 총 23일 동안의 여정이 끝나고 파리로 돌아가려니까 그 시작이었던 9월의 첫날이 생각난다. 항상, 매번 끝에 서면 처음이 생각난다. 그리고 되낸다. 시간은 참 빠르구나. 파리 방을 정리하고 브르타뉴의 상말로로 가는 기차에 오르던 내 모습이 선명한데, 그보다는 추운 1월 말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하던 내 모습이 더 선명한데. 서울로 돌아가려니 그때 가랑비에 젖어 축축하던 파리의 풍경이 자꾸 생각난다.
2014/09/22
Beco des Farinhas à LISBONNE
알파마(Alfama) 동네를 산책하다가 조금 진귀한 순간을 맞았다. Beco des Farinhas라는 이름의 좁은 골목이었는데, 문과 창문 사이, 창문과 창문 사이 벽에 사람들 사진이 붙어 있었다. 지금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인지도. 문자만 있는 문패를 대신해 이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 속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다. 누가 찍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한없이 자연스럽고 정겹고... 그들의 하루하루를, 이야기를 전혀 알 리 없는 낯선이가 봐도 뭔가 뭉클하고, 작은 놀라움, 탄성이 나왔다. 공간과 사진이 만들어낸 이런 스토리텔링이라니.
2014/09/21
moi, dans Bill Evans, à LISBONNE
빌 에반스 속에 내가. 찍을 때는 몰랐는데 컴퓨터에 사진을 옮기고 나서 보니 그 속에 내가. 숙소에서 가까운 두케 길(Calçada do Duque)에 빈티지한 음반 가게가 두 개 있는데, 그중 'DISC LECÇÃ'라는 가게 앞에서. 일요일이라 자물쇠로 문이 잠겨 있다. 꼭 다문 에반스의 언제나의 그 입처럼.
tram, tram, tram... et tram
리스본에 있으니까 트람만 지나가면 무조건 찍는 신경이 생긴 것 같다. 보일 때마다 자꾸 찍고 싶어진다. 달랑 한 칸 차량인 오래된 트람이 장난감처럼 귀여워서인지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다. 관광객이 대부분이지만. 인적이 비교적 드문 길목에서 후다다닥 지나가는 트람을 찍으니까 그 안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나도 카메라를 든 채로 헬로.
2014/09/20
Je suis à LISBONNE
어제 엑성프로벙스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를 아침 9시 50분에 타야했다. 그런데 그 기차를 놓쳤다. 역에 10시쯤에 도착했다. 10시 20분경에 파리로 출발하는 기차가 바로 있긴 했지만 타야 할 기차를 놓쳤으니 다음 기차를 타려면 표를 바꿔야했다. 프랑스 기차표는 한두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면 그나마 이해할 만한 가격이지만 당일 구매하려면 그 값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내가 미리 예약한 표는 40유로였는데, 10시 20분 기차는 103유로. 그러니 63유로를 더 내야 기차에 오를 수 있다는 역무원의 설명. 너무 비싸다, 나 그냥 타겠다, 그랬더니 그 역무원, 그건 너의 자유지만 기차표 검사원한테 걸리면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그런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역무원에게 표 교환 문의하는 동안 10시 20분 기차도 떠나버렸다. 이제 다음 열차는 11시 51분. 엑성프로벙스에서 파리까지 테제베로 대략 3시간 소요,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비행기는 오후 5시 반 출발. 파리에 3시에 도착하면 바로 공항으로 떠나야 했다. 11시 51분 기차에 오른 후 화장실 옆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표 검사원이 와서 표를 보여 달라고 한다. 에잇. 무슈, 저 기차를 놓쳤어요. / 어허, 그거 좋지 않네요. 표를 봅시다. 당신 표는 40유로, 지금 이 기차표는 103유로, 그러니까 63유로를 더 내야 해요. / 네? 이런, 너무 비싸요..ㅜㅜ (그러면서 불쌍한 표정 지으며 '실부쁠레'를 연발) 그랬더니 검사원이 잠깐 기다려 보란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갖은 할인을 적용해 보더니 20유로면 괜찮겠냐고 한다. 이건 뭐니, 엄청 고맙긴 하지만 완전 검사원 맘대로 가격이 왔다갔다, 여기서 조금만 더 버티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건가. 카드를 내밀면서 프랑스 철도 요금 너무 비싸다, 나 이미 SNCF에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더니, 검사원도 아니라고는 못한다. 사실 저가항공표보다 기차표가 더 비싸다. 그렇다 보니, 프랑스 사람들은 카플(covoiturage)을 많이 이용한다. 카플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아주 성황이다. (나도 헨느에 머물 때 숙소 주인의 도움으로 이용해 봤는데, 헨느에서 넝트까지 기차표가 20유로를 넘었고, 카플은 7유로 정도였다.) 아무튼 그렇게 한나절 컨디션 저조한 상태로 저녁 8시 무렵 리스본에 도착, 식당에서 와인을 반병 정도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 또 와인을 마신 후 딥슬립. 오늘 오전 내내 숙취에 시달렸지만, 리스본은 근사한 곳이라서 금세 기운을 차렸다. 무엇보다 프랑스보다 물가가 싸다. 여기서 오는 해방감을 무시할 수가 없다. 리스본은 오르막길이 참 많다. 그 경사가 꽤 심한 곳도 있지만, 오르락내리락 높고 낮음이 있는 이 도시의 시각적 리듬이 아직은 꽤 경쾌하다. 사람들은 시선이 마주치면 짧게 눈인사를 하거나 미소를 짓거나, 예의 유럽 사람들이 하는 기본적인 제스처에는 조금 인색한 듯하지만, 그와 달리 어딘가 모르게 순박함과 고요함이 느껴진다. 리스본, 이 도시도 참 좋다. 포르투갈어로 고맙다가 남자는 'Obrigado오브리가두', 여자는 'Obrigada오브리가다'인데, 사람들이 이 말을 할 때 그 억양이 듣기 좋다. 오르락내리락, 지형의 그 리듬감만큼이나 리드미컬하다.
2014/09/19
2014/09/17
Les Ocres de Bibémus à AIX-EN-PROVENCE
엑성프로벙스의 동쪽 지역에 비베뮈스라는 채석장(Carrières de Bibémus)이 있다. 17, 18세기에 엑성프로벙스의 건물을 짓는 데 비베뮈스에서 채석한 돌들이 많이 쓰였다고 한다. 비베뮈스의 돌은 짙은 황토색을 띠고 있다. 그래서 엑성프로벙스의 전체적인 색을 말하라고 하면, 이 황토색(ocre), 비베뮈스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에는 혼느(Rognes) 지역의 돌이 훨씬 많이 사용되면서 비베뮈스에서는 채석이 중지되었다고 한다. 내가 엑성프로벙스를 여행하면서 이 도시에서 받은 가장 결정적인 이미지는 이 황토색인데, 세잔의 그림에서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시를 비추는 눈부신 태양과 함께 그 빛을 받아 더욱 풍요롭게 빛나는 황토색이 엑성프로벙스에 생명력을 주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힘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다. 세잔의 그림 속에서 종종 만나는 비베뮈스의 풍경을 이번 기회에 꼭 봐야겠다 싶어서 어제 오후 관광안내소에서 비베뮈스 채석장 관람표를 예약하고, 오늘 아침 10시가 되기 전에 채석장에 도착했다. 프로벙스를 대표하는 바람 미스트랄은 겨울에만 부는 건 아니라고 한다. 오늘 분 시속 25km의 요란한 바람은 분명 미스트랄이었을 것이다. 나무를 뒤흔드는 바람이 어찌나 강하던지 나뭇잎들이 그 사나움에 부대껴 사방으로 흔들흔들. 그런데 그 바람 덕에 풍경은 오히려 더 포근해 보였다. 마치 파스텔로 그린 것처럼. 사진을 보니 그 바람소리도 함께 들리는 듯하다. 내 귀에만.
2014/09/16
une femme à ARLES
월요일 오후의 프랑스는 어딜 가든 한가한 편이다. 대개의 레스토랑이 주말에 열심히 손님들을 위해 요리하고 일주일에 한번 있는 휴일을 월요일로 잡는 경우가 많고, 미술관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한가한 오후의 아를 골목을 산책하다가 (이미 갔던 길을 되풀이해서 갈 때도 있고) 원형경기장, 고대극장과 더불어 고대의 흔적인 공중목욕탕을 사진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론 강 쪽으로 걸었다. 몇몇 단체 관광객 무리가 가로세로 바삐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나는 좀 멀찍이 물러나 그 무리가 한번 쑤욱 빠져나가길 기다리고 있다가 강변에 앉아 있던 어느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이런 순간은 놓치고 싶지 않은지라. 정작 찍고자 했던 공중목욕탕은 어떻게 각을 잡아도 맘에 안 들게 찍히더만, 저 여인을 발견한 짧은 순간에 한번 누른 셔터는 맘에 든다.
2014/09/10
le son de l'après-midi à DINAN
상말로 역에서 한 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가면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마을 디넝이 있다. 마을에는 강폭이 좁은 헝스 강(La Rance)이 흐르는데 여기서 배를 탈 수도 있다. 강변으로 배들이 착착 줄지어 있다. 구시가지의 모습을 간직한 목조 건물이 많은 제흐쥐알 길(Rue Jerzual)을 지나 강으로 가는 내리막길(Rue du Petit Fort)을 쉬엄쉬엄 걷고 있는데, 어느 그늘진 벤치에서 중년의 아저씨 한분이 하프를 연주하고 있었다. 자동차 소음이 덜한 조용한 골목에서 곱고 부드러운 하프 소리가 새들의 지저귐과 오가는 사람들의 소곤거림 속에서 아주 작게 울려퍼졌다. 그 소리가 듣기 좋아 그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벤치에 앉아 쉬었다.
2014/09/09
2014/09/08
Je suis arrivée à NICE
니스에 도착했는데, 첫인상이 좋지 않다. 니스 역에서 내려 트람을 타고 내리는 도중에 어떤 여자애와 부딪혔다. 내가 한 말. "미안해요Pardon." 그 십대 아이가 내게 한 말. "꺼져Cache-toi!" 이 상황을 목격한 어떤 청년이 으레 저런 막 나가는 십대들이 있으니 그러려니 하라는 뜻으로 조심하라고 한다. 니스, 거친 곳인가. 허허.
C'est génial! à RENNES
타보흐 공원Parc du Thabor에서 어느 소녀와 소년이 정성 들여 이런 밥상을 만들어 놓았더랬다. 내가 너무 예쁘다며 사진 찍어도 되겠냐니까 환하게 웃어보이던 해맑은 미소의 소녀. 어쩜 이렇게 예쁜 밥상을. 하나의 작품.
Ça va bien
9월 여행 시작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방의 상말로, 컹칼, 디넝, 헨느, 그리고 계획에 없었지만 갑자기 들르게 된 넝트까지, 브르타뉴의 바다를 보고 내륙의 오래된 전통 건물을 보고, 갈레트와 시드흐를 맛보고, 많은 사진을 찍고... 오늘은 프랑스 남부 코트 다쥐흐 지방의 니스를 향해 간다. 오전 10시 33분에 헨느 역에서 테제베를 타고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내려서 파리 리옹 역으로 이동한 후 거기서 니스 가는 테제베로 갈아탄다. 니스 역에는 저녁 8시 30분 도착. 역에서 숙소까지 완벽하게 도착하려면 아마도 9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브르타뉴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날씨도 내내 맑았고, 바람은 시원하고, 무엇보다 상말로 바다의 풍경과 거기서 보낸 시간들은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을 것 같다. 우연히 만나 잠깐이라도 몇 마디 나눈 사람들도, 짧지만 정겨웠다. 상말로에서 묵었던 에어비앤비 숙소의 호스트가 인상적이었는데, 지금까지 경험한 에어비앤비 호스트 중에서 가장 탁월한 매너의 소유자가 아니었는지. 타인을 대하는 그녀의 관대함과 상냥함, 이런 건 나이가 든다고 해서 저절로 쌓이는 거 같지는 않고, 삶의 가치관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리고 잠시 동안 맺어야 할 관계라 하더라도 그 순간 어떤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각성 같은 게 중요한 듯. 암튼 그녀는 인격자였다. 동전이 없어서 트람 티켓 자동판매기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내게 티켓 하나를 선뜻 건네준 넝트의 대학생도 고마웠고. 나는 넝트로 향하는 길에 산 갈레트 과자 한 봉지를 건넸고. 이 청년은 넝트를 방문한 내게 자신의 도시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맘껏 홍보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다닌 프랑스 몇몇 도시에서 받은 하나의 인상은, 그곳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한 만족도, 자부심 등이 높다는 것이다. 손쉽게 자신의 도시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 한바탕 쏟아낸다. 어느 나라든 수도에 인구가 집중되기 마련이지만 파리 못지않게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도 그만큼 생기가 넘친다. 파리에 체류한 이번 기회에 프랑스 지방 여행을 결정한 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 같다. 여행자의 만족도도 높다. 다음에 프랑스에 오게 된다면, 파리보다는 다른 도시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다닌 프랑스 몇몇 도시에서 받은 하나의 인상은, 그곳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한 만족도, 자부심 등이 높다는 것이다. 손쉽게 자신의 도시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 한바탕 쏟아낸다. 어느 나라든 수도에 인구가 집중되기 마련이지만 파리 못지않게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도 그만큼 생기가 넘친다. 파리에 체류한 이번 기회에 프랑스 지방 여행을 결정한 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 같다. 여행자의 만족도도 높다. 다음에 프랑스에 오게 된다면, 파리보다는 다른 도시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저녁에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하루 어떻게 놀았는지 추억을 더듬는 수다의 시간이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이 여행이 좋다.
2014/09/04
l'hôtel de ville de CANCALE
상말로 역에서 버스 타고 30분 정도 가면 있는 또 다른 바닷가 마을 껑깔. 날씨 좋을 때는 수평선 저 멀리 몽상미셸도 보이고,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굴도 먹을 수 있는, 굴과 홍합이 명물인 곳인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껑깔 교회 정거장에서 내려 해변으로 가던 도중 본 껑깔 시청이었다. 무슨 시청 건물이 이렇게 예뻐. 울타리 안에 넓은 정원, 그 정원에 안에 저런 시청.
2014/09/03
une maison de SAINT-MALO
원래 여행하면서 마음에 드는 집 찍는 거 좋아하는데, 브르타뉴에 와서 완전 심취하고 있다. 브르타뉴의 집들은 돌을 벽돌 쌓듯이 쌓아서 만든 집들이 많다. (일단 상말로가 위치한 북쪽 브르타뉴는 그런 걸로. 곧 들를 브르타뉴 중부 헨느는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쪽 브르타뉴는 일정에 없고.) 그래서 돌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이 그 집의 색이 된다. 짙은 회색, 짙은 꿀색 등등. 상말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옛 성벽만 봐도 이쪽에 강도가 높은 좋은 석재가 많다는 걸 짐작해 볼 수 있다. 파리의 집들은 사암 재질의 거석을 척척 쌓아올린 거라 덩치는 커도 전체적으로 온화한 느낌인데, 이쪽은 그에 비해 폭이 좁고 길이가 좀 짧아도 아주 단단하고 야무져 보인다. 상말로의 어느 길(Rue St. Sauveur) 끝자락에서 만난 이 집은 집 두 채를 합쳐 놓은 듯한 외관이 독특하고 예뻐서 감탄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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