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7

Les Ocres de Bibémus à AIX-EN-PROVENCE


 
 

엑성프로벙스의 동쪽 지역에 비베뮈스라는 채석장(Carrières de Bibémus)이 있다. 17, 18세기에 엑성프로벙스의 건물을 짓는 데 비베뮈스에서 채석한 돌들이 많이 쓰였다고 한다. 비베뮈스의 돌은 짙은 황토색을 띠고 있다. 그래서 엑성프로벙스의 전체적인 색을 말하라고 하면, 이 황토색(ocre), 비베뮈스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에는 혼느(Rognes) 지역의 돌이 훨씬 많이 사용되면서 비베뮈스에서는 채석이 중지되었다고 한다. 내가 엑성프로벙스를 여행하면서 이 도시에서 받은 가장 결정적인 이미지는 이 황토색인데, 세잔의 그림에서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시를 비추는 눈부신 태양과 함께 그 빛을 받아 더욱 풍요롭게 빛나는 황토색이 엑성프로벙스에 생명력을 주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힘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다. 세잔의 그림 속에서 종종 만나는 비베뮈스의 풍경을 이번 기회에 꼭 봐야겠다 싶어서 어제 오후 관광안내소에서 비베뮈스 채석장 관람표를 예약하고, 오늘 아침 10시가 되기 전에 채석장에 도착했다. 프로벙스를 대표하는 바람 미스트랄은 겨울에만 부는 건 아니라고 한다. 오늘 분 시속 25km의 요란한 바람은 분명 미스트랄이었을 것이다. 나무를 뒤흔드는 바람이 어찌나 강하던지 나뭇잎들이 그 사나움에 부대껴 사방으로 흔들흔들. 그런데 그 바람 덕에 풍경은 오히려 더 포근해 보였다. 마치 파스텔로 그린 것처럼. 사진을 보니 그 바람소리도 함께 들리는 듯하다. 내 귀에만.


 
뷔베뮈스 채석장의 풍경을 엑성프로벙스 시내 한복판에서 이렇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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