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스웨덴 문화원 정원 카페에 앉아 진한 커피 한잔에 윤상의 오래전 노래를 들으며 졸린 오후를 탈출했다. 지난주까지 여기도 더웠다고 하던데, 오늘 하루 완연한 가을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살짝 쌀쌀하고 볕은 따갑고. 초가을의 파리를 걸으니 기분이 좋아서 오늘 하루도 엄청 걸어다녔다. 좋아하던 길을 따라 그냥 그렇게. 마레에서 시작해 상루이 섬과 시테 섬을 거쳐 퐁네프 다리를 지나 다시 퐁데자흐 다리를 건너 상제흐망데프헤를 통과해 뤽상부흐 공원을 찍고 무프타흐 시장에서 빵 하나 사먹고 몽주약국에 들러 엄마 줄 영양제 사고, 숙소가 있는 15구의 남쪽까지 걸어서 왔다. 여행을 마치고 익숙한 곳으로 오니 드문드문 잠깐씩 집에 온 것마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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