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마(Alfama) 동네를 산책하다가 조금 진귀한 순간을 맞았다. Beco des Farinhas라는 이름의 좁은 골목이었는데, 문과 창문 사이, 창문과 창문 사이 벽에 사람들 사진이 붙어 있었다. 지금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인지도. 문자만 있는 문패를 대신해 이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 속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다. 누가 찍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한없이 자연스럽고 정겹고... 그들의 하루하루를, 이야기를 전혀 알 리 없는 낯선이가 봐도 뭔가 뭉클하고, 작은 놀라움, 탄성이 나왔다. 공간과 사진이 만들어낸 이런 스토리텔링이라니.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