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부터 17일까지 론알프스(Rhone-Alpes)에 있는 스키장 레캬호(Les Carroz)로 바캉스 떠난다. 서울에 있을 때도 안 타던 스키를 프랑스 와서 타게 됐다. 운좋게도 차에 타라면 타고, 도착했다 하면 내리고, 자라고 하면 자고, 먹으라 하면 먹고, 스키 타러 가자 하면 가고... 아마도 이런 패턴으로 하게 될 "내겐 아주 편하고 친절한" 여행. 심지어 저렴하게!! 리프트는 타도 스키보다는 주로 숲길을 산책하면서 주변 풍경 감상에 집중하는 시간일 듯한데,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보게 될 풍경일 게 분명하다. 실제로 보면 오히려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생경한 풍경이 아닐까. 겨울 외투라고는 서울에서 달랑 모직 코트 두 개 가져왔기에 스키장에서 코트 입은 사람은 나뿐일 거 같아 이방인 코스프레 제대로 할 뻔 했는데, 어제 저녁 갑작스럽게 패팅 점퍼 하나 생겼다. 정이씨 친구 마리네 집에서 놀다가 슬슬 일어나려는데, 마리가 자기는 안 입는 옷이라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패팅 점퍼를 꺼낸 것. 이것이말로 득템. 자정 넘어 두툼한 패딩 점퍼 폭 껴안고 귀가. 럼주를 다섯 잔은 마신 거 같은데 흔들림 없이 무사히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로 파리에 온 지 딱 한 달이 지났다. 서울에서의 한 달보다 훨씬 길게 느껴진 시간. 지나고 보니 한 달인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산 거 같은 이 느낌은, 밑지는 장사는 아녔다고 끄덕이면 되려나. 뭔가 절대적인 시간였던 거 같다.
아웅, 알프스 스키장이라니,
답글삭제나의 로망도 몸소 만끽하고 올 태세구려..
마냥 부럽고, 또 부럽당~
씩씩하게 잘 다녀오길!
알프스 나들이할 줄 알았으면
고이 접어둔 스키복 투척할거슬..
(나 스키복만 네 벌.. ;;)
패딩 점퍼 득템이라니 너무 근사하다,
훈훈한 인연의 선물..
나짱에게 패딩점퍼 구입은 실로 안어울리거든.
경치 구경만 하러 가겠다는 말씀이
나한텐 너무 소박하게 느껴지지만
생각해보면 가장 보장된 플랜.
.. 우리나라서 숙련된 스키어들도
알프스 자연설에는 못당하거든.
나같은 이가 하루이틀 스키 좀 타겠다고
포부 가지고 덤비면
감잡다 허무 몸개그 좀 하고 돌아올 뿐.
아이폰 꼭 챙겨가서 내눈도 호강시켜줘~
안 그래도 순짱 생각 많이 났지롱.ㅋㅋ
답글삭제스키 하면 순짱.
내가 실시간 생중계할 테니까 기대해주어.
지금이라도 어케... 여기로 스키복 좀 보내줄테야?ㅋㅋ
난 산책만으로도 대만족일 듯해.
keith jarrett 피아노 연주 들으면서 천천히.